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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위스에서 선인장을 볼 수 있는 곳, 시옹 (Sion)

헤이코조 2020. 3. 22. 02:14

눈덮인 알프스 산을 배경으로 포도밭과 선인장을 볼수 있는 특별한 도시, 시옹

 

Gare de Sion

★★★★☆ · 정류장 · Place de la Gar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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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옹은 스위스의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칸톤 발리스 (Valais) 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이 지역은 스위스의 다른 지역에 비해 연간 강수량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고 해가 강해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를 기르기에 적합한 기후이다. 따라서 시옹에 가면 드넓은 포도밭을 볼 수 있고, 와이너리도 곳곳에 있어 스위스 밖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스위스 와인' (생산량의 95%가 스위스 내에서 소비된다고 한다)을 경험하기에 좋은 도시인 것 같다. 또한 이 건조한 기후 덕에 스위스에서는 드물게 야생에서 자라는 선인장을 볼수 있다. 

3월 어느날 오전에 방문하였는데, 도시 (마을이라고 해야 하나)가 한적하다.  

저 멀리로 안개에 살짝 가린 눈덮인 산도 보인다. 하얀 산과 구름한점 없는 파란 하늘의 경계가 그림 같다.  

시옹에 랜드마크인 성곽을 보기 위해 언덕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한적한 언덕에 작은 예배당이 덩그러니 있다. 아직은 날이 추워 곳곳에 눈도 조금씩 쌓여 있었다. 

저 멀리로 성곽이 보인다. 13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성곽 아래로는 포도밭이 있는데, 아직 날이 추워 헐벗었다.  

 

Château de Tourbillon

★★★★★ · 성곽 · Place Maurice Zermat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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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오른쪽으로 눈을 살짝 돌리면 저 멀리 알프스 산이 보인다. 그림같다. 

성곽이 위치한 언덕 한 켠으로는 선인장이 자라고 있었다. 스위스에서 이런 야생 선인장을 본 것은 이 도시가 처음인 것 같다.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다. 

예배당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이번엔 성곽의 반대편 방향으로 시옹의 또다른 랜드마크인 Valère 성이 보인다. 성이 위치한 언덕은 푸릇푸릇 봄이 오는데, 뒤에 있는 산은 아직 하얀 겨울이다. 

발 밑을 내려다보니 선인장이 한아름 자라고 있다. 볼 수록 신기하다. 

눈덮인 산과 500년 된 고성, 그리고 붉은 선인장이 이질적이면서 조화롭다. 

성 쪽으로 걸어 올라가봤다. 입구가 오래 됐지만 낡진 않았다. 돌로 촘촘히 메워진 바닥이 탄탄했다. 

 

Valère Basilica

★★★★★ · 교회 · Rue des Châtea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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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나면 정말 특별한 화장실을 볼 수 있다 :) 근사한 레스토랑 입구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주 깔끔한 화장실이었다. 스위스는 여느 유럽 국가들과 다르게 무료 공용화장실이 많이 있다. 여기도 그 중 하나. 

화장실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본다. 저기 아까 보았던 성곽이 명화처럼 보인다. 

조금더 걸어 들어가니 오른쪽으로 이렇게 귀엽고 친근한 문이 보인다. 

작은 마당이 펼쳐지는 이 곳에서 시옹 도시 전체가 내려다 보인다. 왜 사진을 안찍었을까? 이른 오전이어서 그랬는지 정말 한적하고 고요해서, 이 오래된 공간을 온건히 내가 차지한 기분이 들었다. 

저 위로 올라가서 더 둘러볼 수 있으나,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더 가지는 않았다. 귀찮아서는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