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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근교 하이킹, Lägern (3.5시간 하이킹 코스: 레겐스베르그 - 바덴 ) 본문

여행

취리히 근교 하이킹, Lägern (3.5시간 하이킹 코스: 레겐스베르그 - 바덴 )

헤이코조 2020. 3. 19. 22:35

왼쪽으로 스위스, 오른쪽으로는 독일 마을을 내려다 보며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 특별한 하이킹 

 

Lagern

★★★★☆ · 산봉우리 · 8112 Otelfingen

www.google.com

소요시간: 레겐스베르그 -> Lagern 정상 1시간, Lagern 정상 -> 바덴 2.5 시간/ 하이킹 중급자 이상

쥬라 (Jura, 유라) 산맥은 스위스의 북서-북동을 잇는 길다란 산맥으로, 알프스와는 다른 느낌으로 스위스 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스위스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알프스 이다보니, 이 지역에서 하이킹을 하다보면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을 더 자주 마주치게 된다. 알프스 산의 웅장함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특유의 석회암 절벽과 숲, 야생화, 그리고 매력적인 언덕을 배경으로 관광객에 치이지 않고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곳이다.   

취리히 근교 Lagern 산은 이 유라산맥의 일부로 높이가 800m 대 이기 때문에 3월에도 눈이 쌓여 있지 않았다. 물론 스위스에서 눈길을 밟으며 하는 겨울 하이킹도 매우 추천하지만, 이 경우 방수가 되는 등산화 또는 스노우슈즈 등 적절한 '장비'가 있어야 하고, 눈에 의해 하이킹 코스가 닫히진 않았는지, 눈사태의 위험이 어느정도 인지 준비할 부분이 많다. 상대적으로 Lagern 산 하이킹은 아무런 준비 없이 충동적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번 레겐스베르그에서 Boppelsen 까지 하이킹 후 돌아와서 지도를 살펴보니, Lagern 산의 주요 코스가 따로 있음을 발견하였다!!! 너무 준비가 없었나보다 내가 소문으로 듣던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 그 코스는 Lagern 산 정상에서 Boppelsen 이 아닌 '바덴'으로 가는 것이었다!! 

왜인지 모르게 이 '산등성이' 하이킹에 매료되어 다시 레겐스베르그로 향한다. 다시 만난 레겐스베르그 성 :)

레겐스베르그에서 Lagern 산 정상까지는 이전과 동일한 경로다. 한시간 정도, 힘들지 않은 오르막이 종종 나온다. 이번에는 중간중간 흙길이나 샛길이 있으면 시도해 보았다. 다행히 길은 늘 이어졌다.  

스위스 하이킹 코스를 걷다보면 종종 저런 마름모꼴 노란색 마크가 나오는데, 잘 가고있다는 소리다. 무심한듯 친절하다. 

노란색 마름모 말고 이런 좀 더 친절한 안내판이 나오기도 한다. 잘 가고있다는 소리다 :) 

한번 봤다고 익숙한 숲길이 또 나타난다. 마음이 평온해진다. 

길 이름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귀엽게 세워져 있다. 

조금 더 걷다보니 정상이다. 이미 한번 와봤던 길이어서인지 지난번 하이킹보다 더 빨리 도착한 느낌이다. 아직까지는 구름이 많이 끼고 조금 흐려서 저 멀리 알프스 산이 지난번 처럼 잘 보이지는 않는다.  

정상을 지나 다시 갈림길이 나타나고 이번에는 Boppelsen 이 아닌 바덴 쪽으로 걷는다. 

정상에서 바덴까지의 코스는 조금 더 숙련된 하이커들을 위한 길인가보다. 이전에 보였던 노란색 마름모 표시는 모두를 위한 하이킹 코스에서 보이는 마크이고, 여기 보이는 흰색-빨간색-흰색 마크는 조금 어려운 하이킹 코스에 사용되는 마크다. 나는 매우 숙련된 하이커는 아니지만, 평소에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고 하이킹도 종종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어본다 

산등성이 위를 걷는 코스가 시작됬다. 하지만 길이 좁아 졌을뿐 걷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걷다보니 또 경치 좋은 곳에 벤치가 놓여있다. 이번에는 정상에서 쉬지 않고 계속 걸었기 때문에, 여기 벤치에 앉아 쉬어간다. 

한참 쉬다가 다시 걷는다. 좁은 흙길이 계속 이어진다. 사람 손이 많이 타지 않은 길을 걷는 느낌이 좋았다.  

뭔가 예상보다 쉬운 길인데?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경고 푯말이 나타난다. 지금부터 코스는 부분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니 고소공포증이 없는 숙련된 하이커들만 가라고 한다. 아, 이제 시작인가보다! 갑자기 신이 났다.    

경고문을 지나 조금 걸으니 하이킹 마크가 이렇게 친절하게 이어지는 산등성이길로 안내한다. 

초입부는 꽤 편평하다. 

길 오른쪽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스위스 마을, 그리고 저 멀리 독일 마을이 보인다. 

조금 더 걸으니, 이제 왜 경고문이 있었는지 이해가 갈만한 험난한 길이 나온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아찔해서, 걸을때 옆으로 이어지는 바위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와중에 이제 앙상한 나뭇가지들도 걷히고 완전히 '노출된' 구간이 시작된다. 덕분에 저 멀리 독일 마을이 더 잘 보인다!

아찔한 산등성이 돌길이 계속 이어진다.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본다. 내가 이 길을 걸어왔다니, 기특하다. 

코스가 워낙 험난하고 다이나믹해서 지루할 틈 없이 걸었지만, 레겐스베르그부터 거의 3시간 동안 걷다보니 점점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산등성이 길이 끝날 기미가 안보여 낙심할 즈음 반가운 표지판이 나타났다.  

보통은 막판에 '전형적인' 하산길이 나오기 마련인데, 레겐스베르그-바덴 하이킹은 산등성이길이 거의 끝나자 마자 갑자기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바덴 도착! 산등성이 전체가 완만한 하산길이었나보다.

여기서부터는 구글맵을 켜고 바덴 중앙역으로 걸어가는데, 생각해보니 바덴은 처음 오는 도시다. 중앙역으로 걸어가며 보니 하이킹 끝에 이 특별한 도시를 둘러볼수 있다는 점이 이 하이킹코스의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다. 짧게 둘러본 바덴 후기는 여기에: 

 

취리히와 리마트강으로 이어진 2천년 역사를 가진 도시, 바덴

Lagern 산등성이 하이킹 끝에 나타난 선물같은 도시! 바덴 스위스 www.google.com 하이킹을 마치고 조금 더 걸어 내려오니 저기, 바덴이 보인다! 우와, 근처에 살면서 왜 한번도 와볼 생각을 안했을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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